경찰이 유전자 분석을 통해 20년전 3살의 나이로 실종된 남자의 소재를 찾아줘 13일 낮 가족들이 부산진경찰서에서 감격적인 상봉을 했다.
이날 낮 부산진경찰서 서장실. 한 20대 청년이 머쓱한 얼굴로 방안으로 들어오자 먼저 들어와 초조하게 아들을 기다리던 어머니 박모(48)씨의 눈에서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어색한 순간도 잠시, 서먹서먹하게 서있는 아들을 향해 박 씨가 먼저 다가가 손을 잡고 등을 쓰다듬으며 아들을 안고 뜨거운 상봉의 눈물을 흘렸다. 함께 온 친구 김모(54.여)씨도 이 장면을 보며 "잃어버린 아들을 그리며 아침마다 서럽게 우는 것을 봤다"며 "좋은 일을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박 씨를 대신해 서범수 부산진서장에게 연방 인사를 했다.
아들 최모(23)씨는 너무 어릴적에 헤어져 얼굴도 모르는 어머니를 갑작스레 만난 탓인지 머릿속에서만 그리던 어머니를 바라보며 고개만 숙일 뿐이었다. 원망을 해야할지, 감격스러워해야할지 복잡한 심경이 얼굴에 나타났다.
어머니 박 씨는 어찌할바 모르는 아들의 손을 꼭 잡은 채 연신 "내가 밉지? 빨리 찾지 못해 미안하다"며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했고, "날씨가 추우면 아들 생각이 더 많이 났다"며 "얼굴이 안돼보여서 너무 마음이 안 좋다"고 말끝을 흐트렸다.
◈ 이혼 후 아들 잃어버린 남편…2004년에야 실종신고
박 씨는 또 "남편에게서 둘째를 잃어버렸다는 얘기를 전해들었지만 당시는 아들을 보여주기 싫어 그러는 것으로 알고 지내왔다"고 말했다.
아들 최 씨는 "어렸을 때는 너무 많이 보고 싶었는데 솔직히 찾았다는 말을 들었을 때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다"며 "자세한 사정을 못들었을 때는 안 만나려는 생각도 들었지만 지금은 무슨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최 씨는 3살때인 지난 1988년 12월 경북 김천역 대합실에서 발견돼 김천의 한 아동시설로 인계됐다. 그곳에서 다른 이름으로 불리며 18살까지 지내다 2005년 독립해 현재 충북 청주시에서 당구장 종업원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어머니 박 씨는 1988년 남편 최모(54)씨와 이혼한 뒤 아들 둘을 남겨놓고 떠났고, 아버지 최씨는 그해에 둘째 아들인 최 씨를 잃어버린 뒤 실종신고도 하지 않은채 2004년까지 지내오다 최 씨가 징병검사를 받게 되자 2004년 4월 뒤늦게 부산진경찰서에 실종신고를 했다.
하지만 아버지 최 씨는 경찰의 유전자 채취와 실종 경위 조사 등을 거부했고, 경찰은 결국 실종신고가 들어온지 3년 뒤인 2007년 4월에 어머니 박 씨를 찾아 유전자를 채취해 대조작업에 나섰다.
그리고 지난 6일 김천의 한 아동시설에 있었던 남자의 유전자와 박 씨의 유전자가 99.9999%일치한다는 통보가 경찰서로 들어왔다. 실종된지 20년, 실종신고 5년만의 일이었다.
부산진경찰서 서범수 서장은 이날 두 사람이 만난 자리에서 유전자 일치 확인서류를 건네며 "두 사람이 모자 관계인 것을 확인해주는 서류라며 앞으로 잘 살기 바란다고" 덕담을 했다.
부산진경찰서 윤경돈 형사과장은 "현재 각 경찰서 형사과 산하에 실종전담팀을 두고 실종아동을 찾기위해 유전자 대조와 통신수사 등 다양한 수사기법까지 동원하고 있다"며 "실종아동이 발생했을 경우 주저말고 경찰서에 먼저 신고를 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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